20161110

from 이야기들 2016. 11. 10. 02:41

#우리의 삶이란 금세 과거로 둔갑하고 등 뒤로 물러나 버린다. 우리는 현재를 잡을 수 없으며,

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과거로 둔갑한 예전의 현재를 곱씹을 뿐이다. 그리고 과거를 회상하며

서글프고 때론 행복하다. 삶이란 과거를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이고 또한 삶이란 현재의 삶을 잡을 수

없다는 것이다. 하지만 죽음의 순간 우리들은 처음으로 잡는다. 죽음을 잡는다. 자신의 죽음을

추억할 수 없는 우리들은 현재를 드디어 잡는 것이다. 그건 어떤 기분일까. 사실 가장 실제적이자

짜릿한 순간은 죽음이 아닌가 싶다. 그리고 그 순간의 실제조차 죽음으로 인해 실제 하지 못한다.

우리는 죽음 이외에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다. 짧은 삶 안에서 아무것도 가질 수 없다는 공포

때문인지 사람들은 바로 눈앞에 실존하고 손에 잡히는 물질과 타인을 갈망한다. 그렇다면 삶이라는

허공 위에 아무 이유 없이 떠다니는 우리는 무엇인가. 현재는 없다. 과거가 오로지 나의 전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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